코로나가 오기 전 마지막 일본 여행에서 사온 도라에몽 저금통에 3년간 모아온 동전을 탈탈 털어봤다. 생각보다 많은 양의 10원, 50원, 100원, 500원 짜리 동전이 있었는데, 이거 동전을 바꾸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은행에 가기 전에 미리 검색을 해서 알아보니, 요즘은 은행에서 동전을 바꿔주는 시간도 정해져 있었다. 시간을 정해서 운영할 정도로 번거로운 작업인지라, 은행 직원 분들이 번거롭지 않으시도록 미리 동전을 분리해서 정리해봤다.
기왕 정리하는 김에, 발행년도 별로 동전 그룹도 만들어 봤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희안하게 모든 동전에서 2020년대의 동전은 발견할 수가 없었다. 나름 이렇게 인증 사진들도 찍어봤는데, 왠지 동전을 모으는 사람들의 기분을 알 것 같다.
서울 올림픽이 있었던 1988년도의 동전도 발견! 10원, 100원, 500원짜리는 찾아냈는데 아쉽게도 50원짜리는 없었다.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는 100원 콤비도 발견했는데, 10원, 50원, 500원 짜리에선 이 조합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제일 신났던 건 나와 남편이 태어난 해의 동전을 찾는 것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태어난 1983년의 50원, 100원, 500원 동전이 있었다. 남편이 태어난 1984년은 100원, 500원 동전 이렇게 2가지가 있었다.
내가 태어난 1983년과 남편이 태어난 1984년의 100원, 500원 동전을 같이 늘어놓고 인증 사진도 찍어봤다.
정리하다 보니 오래된 동전의 가치가 궁금해져서 알아봤는데, 다음과 같이 경매로 비싼 가치를 지닌 귀한 동전이 진짜로 있었다. 다만, 이런 가치를 인정 받으려면 미사용 동전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1998년도 500원 짜리에 한해서는 사용된 동전이어도 높은 가격에 경매된다고 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범국민적으로 동전 모으기 운동이 진행돼 한국은행이 500원 동전을 대량 환수하면서 동전이 차고 넘쳐서 동전을 만들 필요가 없었고 그래서 1998년에 한 해동안 생산된 동전이 8000개가 전부기 때문이라고…여튼, 미사용 동전 기준으로 화폐 수집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액을 알아봤더니, 금액이 생각보다 엄청나다.
- 10원 : 1966년도 30만원, 1970년도(황동) 20만원, 1970년도(적동) 70~80만원
- 50원 : 1972년도 15만원
- 100원 : 1974년도 30만원, 1970년도 15만원, 1981년도 10만원
- 500원 : 1987년도 10만원, 1998년도 100만원 이상
3년 간 모아 온 내 동전들 속에도 희귀 동전인 1974년도 100원 짜리가 무려 3개나 있었는데, 이미 사용된 것이라서 실제로는 액면 가치인 100원일 뿐이라 아쉽…하지만 기념이라서 따로 빼서 보관하기로 했다.
요렇게 나랑 남편의 태어난 년도의 동전들과 1974년도 100원짜리는 잘 닦아서 보관하는 걸로 했다. 나중에 필요하면 쓰는 걸루~
이렇게 하다 보니 동전 정리에 1시간이나 쓰고 말았지만 왠지 재밌었다. 그리고 은행에 바꾸러 갈 동전들을 정리해놨다. 곧 바꾸러 가야지!
100원짜리 235개 23,500원 + 500원짜리 64개 32,000원 + 50원짜리 30개 1,500원 + 10원짜리 30개 300원 = 총 57,300원이 모아졌다. 오…일주일치 식량을 살 수 있는 돈이다. 빨리 바꾸러 가자!